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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통 없는 레스토랑 Baldío! 제로 웨이스트와 재생 농업의 만남, 환경과 음식의 미래를 그리다.
혁신적인 실험: 쓰레기 없는 주방의 탄생
멕시코시티에 위치한 Baldío는 단순한 식당이 아닙니다. 음식물 쓰레기를 원천 차단한, 쓰레기통조차 없는 혁신적인 공간입니다. 일반적인 주방에서는 남은 재료나 음식물이 매립지로 향하지만, Baldío에서는 모든 것이 재활용, 재사용, 혹은 자연으로 돌아갈 방법을 찾습니다.
셰프들은 라임 껍질로 만든 파우더를 세비체 위에 뿌리고, 뿌리째 사용하는 채소를 활용해 폐기물을 거의 남기지 않습니다. 이런 방식은 환경 보호를 넘어서 요리의 새로운 창의성과 정체성을 창출해 냅니다.
세계 최초 '제로 웨이스트' 레스토랑의 철학
Doug McMaster는 영국 런던에서 세계 최초의 제로 웨이스트 레스토랑인 Silo London을 오픈하며 이 운동을 주도했습니다. 그는 쓰레기통을 "잘못 설계된 시스템의 관"이라고 부르며, 음식 폐기물은 디자인의 문제라고 지적합니다.
그의 철학은 Baldío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McMaster는 멕시코 현지의 식재료와 문화를 존중하며 제로 웨이스트를 넘어선 '재생형 식당'의 가능성을 열었습니다.
창의적 요리, 깊이 있는 계획
Baldío의 음식은 단순한 지속 가능성을 넘어서 예술의 경지에 이릅니다. 지역 식재료로 만든 호박 토스타다, 마구에이 꽃과 벌레, 타마린드 몰레를 곁들인 목초 사육 돼지고기 등은 전통과 현대를 조화롭게 엮습니다.
이 모든 요리는 철저한 계획 하에 완성됩니다. 요리사들은 매주 농장을 방문하여 수확을 도우며, 그 주의 메뉴를 현장에서 직접 구성합니다. 음식의 시작이 식탁이 아니라 농장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실천하는 셈입니다.
지역 농업과의 연결: Xochimilco 프로젝트
Baldío는 단순한 식당이 아니라 Arca Tierra라는 재생 농업 프로젝트의 핵심 거점입니다. 이 프로젝트는 멕시코시티 남부의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Xochimilco의 고대 농업 방식인 **치남파(Chinampa)**를 현대에 되살려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지역은 지금도 일부 원주민들이 수상 농업을 이어가고 있으며, Baldío는 이들과 협력해 18개의 치남파를 경작합니다. 이곳에서 수확된 채소는 생물여과된 운하수를 사용해 연중 내내 재배되며, Baldío의 식재료 중 절반 이상을 공급합니다.
이 모든 과정은 토양을 황폐화하지 않으며, 오히려 탄소를 저장하는 토양의 기능을 강화합니다. 이는 단순한 친환경을 넘어선 기후 위기 대응형 농업이라 할 수 있습니다.
발효와 재가공: 폐기물 제로를 실현하는 주방의 과학
식재료는 현장에서 선별된 후 La Baldega라는 전용 작업장으로 이동합니다. 이곳에서는 발효를 통해 음식 부산물도 새로운 식재료로 재탄생합니다.
예를 들어, 생선 내장은 일본식 고지(koji) 발효 기술로 소스로 만들어지며, 과일 껍질은 멕시코 전통 발효 음료인 tepache로 활용됩니다. 이렇게 Baldío는 쓰레기를 만드는 대신, 새로운 맛을 만들어냅니다.
농부와 셰프, 고객이 함께 만드는 지속 가능한 시스템
Baldío의 셰프들은 매주 농장을 방문하며 농부들과 직접 소통합니다. 그들은 수확을 도우며 요리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재배 방향을 논의합니다. 이 과정에서 음식은 단순한 소비재가 아닌 공동 창작물로 탄생합니다.
74세 농부 Noy Coquis는 "요즘 젊은이들은 농사에 관심이 없지만, Baldío를 통해 조상처럼 도시로 식재료를 공급할 수 있어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합니다. 이는 음식 문화의 부활일 뿐 아니라, 공동체의 회복이기도 합니다.
음식물 쓰레기와 기후 위기: 글로벌 문제에 대한 현명한 대응
유엔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음식의 약 20%가 버려지고 있으며, 이는 하루 약 10억 끼니에 해당합니다. 폐기된 음식이 매립지에서 분해되면서 발생하는 메탄가스는 이산화탄소보다 25배나 강력한 온실 효과를 일으킵니다.
Baldío는 이러한 구조에 정면으로 맞서며, 음식이 버려지는 것이 아닌, 완전히 활용되는 시스템을 구축합니다. 이들은 인류가 만든 가장 일상적인 문제에, 가장 창의적인 방식으로 응답하고 있습니다.
결론: Baldío가 보여주는 음식의 새로운 가능성
지속 가능성은 제한이 아니라 창조의 출발점입니다. Baldío는 이를 증명하며, 음식 하나하나가 환경을 살리고, 공동체를 연결하고, 새로운 문화를 만드는 시작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Guardian의 시식단도 "이 음식은 전통적이면서도 완전히 독창적이다"라고 평가하며 Baldío의 실험에 찬사를 보냈습니다.
이제 제로 웨이스트는 '불가능한 이상'이 아닌, 우리 모두가 선택할 수 있는 현실적인 라이프스타일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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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글은 The Guardian 뉴스 기사를 바탕으로 필자의 생각을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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